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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공연·전시

현장을 가다]“삶 속에 시 한 조각 품다˝

김세지 기자 입력 2025.09.22 10:53 수정 2025.09.29 09:25

구미낭송가협회, 시낭송 콘서트"가을 감성 물들이다"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에 아직은 후덥지근한 기운이 못내 남은 9월의 어느 날, 시낭송 콘서트 현장을 찾았다.

↑↑ 구미낭송가협회 열세 번째 시낭송 콘서트 '삶 속의 시 한 조각' 포스터
ⓒ 경북문화신문
구미낭송가협회(회장 편영미)는 지난 17일 저녁 7시 구미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세 번째 정기 공연 '삶 속의 詩 한 조각'을 열어 시민들에게 가을을 선물했다.

↑↑ 리허설 현장
ⓒ 경북문화신문
일찍 찾은 공연장은 리허설로 분주했고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준비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오자 바쁜 일상 속 시를 통한 ‘잠시 멈춤’을 누리기 위한 관객들로 300석 가까운 자리가 하나둘 채워졌다.

↑↑ 구미하모니아앙상블의 하모니카 연주
ⓒ 경북문화신문
구미하모니아앙상블의 하모니카 감미로운 선율로 콘서트의 막이 올랐다. 여럿이 내는 소리가 맞나 귀를 의심할 정도로 조화로운 연주는 시를 소화하기 앞서 에피타이저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 사회를 맡은 조인숙 낭송가
ⓒ 경북문화신문
진행을 맡은 조인숙 낭송가의 소개로 본격적인 시낭송 무대가 시작됐다. 5개의 갈래로 구성된 무대는 다양한 주제의 시낭송 뿐만 아니라 시 퍼포먼스, 시극 등으로 다채롭게 채워졌다. 기타와 보컬로 이루어진 로코코 팀의 음악과도 곁들여져 더욱 감성을 자극했다.

↑↑ 1부<세상은 아름다워> 팀의 합송
ⓒ 경북문화신문
1부 <세상은 아름다워>는 마중(안소연), 국수가 먹고 싶다(이상국), 사람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이기철), 저 할머니의 슬하(문인수), 사랑하는 별 하나(이성선)로 평범하고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것들의 소중함을 표현했다. 낭송은 김계순, 김정남, 조대현, 백경숙, 조미경이 맡아 담백하면서도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 2부 <퍼포먼스> 팀의 춤사위
ⓒ 경북문화신문
2부 <퍼포먼스>는 기쁨(이기철), 기쁨이란 반지는(이해인), 슬픔으로 가는 길(정호승), 구부러진 길(이준관),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장시하)를 퍼포먼스와 엮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귀숙, 유민숙, 김지혜, 신영이, 조인숙 회원의 절제된 춤사위로 무대를 가득 채웠다. 붉은 치맛자락은 마치 나풀거리는 다섯 장의 꽃잎처럼 고혹적이었다.

↑↑ 3부 <가족>팀의 낭송
ⓒ 경북문화신문
↑↑ 길-박수근의 그림(허만하)를 낭송하고 있는 김미화 회원
ⓒ 경북문화신문
3부는 <가족>을 주제로 한 휘어진 길 저쪽(권대웅), 길-박수근의 그림(허만하), 지게(손택수), 네 켤레의 신발(이기철)로 따뜻하고 애틋한 가족의 사랑을 전한다. 낭송은 이애경, 김미화, 김순식, 박창길 회원이 맡았다. 특히, <길-박수근의 그림>을 낭송하며 어머니가 딸을 품고 쓰다듬는 장면은 애절한 시와 어우러져 관객들의 콧날을 시큰거리게 했다.

4부 <익어가는 가을>은 편영미 회장과 어린이들이 함께 꾸몄다. 초가을, 서쪽(김용택), 들길(전원범), 다람쥐(도종환), 홍시꽃(하청호), 익어가는 가을(이해인)의 시로 관객들에게 풍성한 과일 바구니 같은 가을을 선사했다.

↑↑ 4부<익어가는 가을>팀의 어린이들이 시를 낭송하고 있다(왼쪽부터 박은우(비산초 5), 김해준(선주초 5), 이시은(송정초 5))
ⓒ 경북문화신문
특히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어린이 낭송팀(이시은(송정초 5), 김해준(선주초 5), 박은우(비산초 5))이 등장할 때는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숨 막힐 듯한 긴장을 뚫고 한음 한음 눌러 뱉는 아이들의 청아한 소리는 관객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으로 전해졌다.

↑↑ 임종식 경상북도 교육감과 어린이 낭송팀
ⓒ 경북문화신문
아이들의 독송과 합송이 끝나자 임종식 경상북도 교육감이 무대에 등장해 이수동 시인의 동행을 아이들과 함께 낭송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임종식 교육감은 교육 현장에서의 시낭송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아이들이 시의 아름다움을 알 수 있도록 ‘시울림이 있는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며 시낭송 문화 확산을 위한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 5부 시극<이 정도 쯤이야>의 한 장면
ⓒ 경북문화신문
이어진 5부는 시극 <이 정도쯤이야>로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정현종), 북(김영랑), 달에 대하여 집을 생각하며(김호연재), 무제(이영도), 들길에 서서(신석정), 아이야(박노해), 갈대(신경림), 도배공 김씨(김윤현)에 시조창, 한국무용 등을 다양하게 접목시킨 점이 눈에 띄었다. 조은아, 이권주, 김명자, 이진숙, 윤진희, 신동선, 최두영 회원이 참여했고, 각본과 연출은 이권주 회원이 맡았다.

↑↑ 공연이 끝나고 회원들이 무대인사를 하고 있다
ⓒ 경북문화신문
마지막은 로꼬꼬 팀의 싱어롱 무대와 함께 팀별 무대인사가 이어졌고, 관객들은 일렁이는 감성의 깊이만큼 긴 갈채를 보냈다.

구미낭송가협회 편영미 회장은 "시낭송이 하나의 문학 장르로 또 공연 예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함께 즐길 수 있는 시낭송 문화가 구미에서 자리매김하는 것 같아 기쁘다. 늘 가까이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구미낭송가협회가 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공연을 관람한 시민 A씨(형곡동)는 “시낭송콘서트는 처음 접했는데,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몰랐다.”며 놀라움을 전했고, B씨(비산동)는 “아이가 공연에 참여하게 되어 관람하게 되었는데 크게 감동받았다. 시의 매력에 대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고, 아이가 이런 좋은 공연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려 문화생활을 통해 시민들의 삶이 더욱 풍성해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도저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여름의 미련이 아직도 질척대지만, 기어이 가을은 오고야 말았다. 시 한 조각 품고 돌아가는 길, 마음 가득 가을이 담겼다.

한편, 구미낭송가협회는 2011년 창립 이래 경북 구미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낭송 전문 단체로, 격월로 정기 낭송회를 열며 2013년부터 매년 시낭송 콘서트를 개최해 오고 있다.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시낭송 문화 확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꾸준히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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