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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민 작가 |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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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여인의 뒷모습은 저의 추억이자, 관람객 각자의 그리움이 머무는 공간입니다."
도개고등학교 미술실에서 만난 이성민 작가는 담담하게 자신의 예술 세계를 풀어놓았다. 50대 초반인 그는 청년 작가라고 하기에는 나이가 좀 많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자신을 청년작가라고 소개한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구미 선산의 푸른 자연 속에서 태어나 현재는 유년의 정서를 시각화하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서양화가입니다. 계명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화가로서의 기본을 다졌고, 지금은 제가 나고 자란 고향의 따스한 정서를 기억 한구석에서 꺼내어 개인의 내밀한 기억을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Q. 주로 어떤 작업을 하나?-저의 작업 세계는 '유년의 기억'이라는 커다란 줄기 위에 서 있습니다. 특히 여인의 뒷모습이라는 익명성 어린 피사체를 통해 투영된 어린 시절의 추억을 탐구합니다. 여기서 '풍선'은 과거와 현재, 꿈과 현실을 잇는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둥글게 떠오르는 풍선의 형상을 통해 잊혀가는 순수함과 생동감을 화면에 구현하고 있습니다.
Q. 작가의 길을 걷게 된 동기는?-어린 시절부터 붓을 잡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가장 자연스러운 언어였습니다. 특히 뭉크의 강렬한 감정 표현과 반 고흐의 뜨거운 예술적 혼이 담긴 작품들을 접하며 깊은 경외심을 느꼈고, 그것이 곧 창작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습니다. 다른 어떤 유희보다 캔버스 앞에서 형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했기에 자연스럽게 전업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삭막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건네고 싶습니다. 또한, 저는 제 작업이 단순히 개인의 회상을 넘어, 낙동강의 숨결을 품고 살아가는 작가의 정체성이 투영된 결과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관람객들이 제 그림 속에서 각자의 마음속에 흐르는 '내면의 강'과 조우하며 따뜻한 위로를 얻기를 소망합니다.
Q. 대표작 혹은 최근 작품 중 하나를 소개한다면?-최근 작업한 ‘유년의 기억 - 어느 봄날의 담론’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생명력과 그 속에 흐르는 잔잔한 대화를 시각화한 작품입니다. 특히 화면 속 뚫린 벽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푸른 낙동강과 그 위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풍선은 단절된 현실을 넘어 광활한 희망으로 나아가는 해방감을 선사합니다. 저만의 특유한 질감 처리를 통해 켜켜이 쌓인 기억의 층을 구현하고, 그 위에 따스한 색채를 입혀 가장 찬란했던 어느 봄날의 찰나를 기록했습니다.
Q. 작품 활동 외의 시간에는 주로 무엇을 하나?-창작을 위한 에너지를 비우고 채우는 과정으로 음악 감상과 명상을 즐깁니다. 선율 속에 몸을 맡기거나 고요히 사유에 잠기는 시간은 작업 중 쌓인 긴장을 해소해주고,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한 마음의 토양을 고르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Q. 앞으로 어떤 작업을 구상하고 있나?-지금까지 다져온 '유년의 기억' 시리즈를 더욱 심화시켜, 낙동강의 장소성과 서정성을 결합한 대작들을 구상 중입니다. 특히 마티에르(texture)의 변주를 통해 관람객이 시각을 넘어 촉각적으로도 고향의 정취와 기억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실험적인 시도들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구미시의 청년 작가들을 위한 정책을 제안한다면?구미가 진정으로 '예술하기 좋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작가들이 지속적으로 대중과 만날 수 있는 '창작 플랫폼의 확장'이 시급합니다. 단순한 일회성 지원금보다는 청년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작업에 몰입할 수 있는 공유 작업실 확충과, 그들의 작품이 시민들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상설 기획 전시 공간의 활성화가 필요합니다. 예술가의 영감이 도시의 자산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때, 구미는 비로소 세련된 문화 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한편, 고등학교 미술 교사이자 지역 작가인 그는 학교 내에서도 갤러리를 마련해 지역 작가초대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에게는 일상에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지역 작가들에게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상설 플랫폼을 열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