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오피니언 기자·데스크

책 속의 문장

경북문화신문 기자 입력 2026.05.28 05:01 수정 2026.05.28 05:02

↑↑ 김홍도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종이에 엷은 색, 117.1×52.2cm, 간송미술관)_말을 타고 가던 선비가 꾀꼬리 소리에 이끌려 나무 위를 올려다보는 찰나의 순간을 담아낸 그림이다.
ⓒ 경북문화신문
그럴 것이다. 인생의 저녁, 저물어가는 노을빛 속에서 작품 제작의 연월일 따위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화폭에 가득 번진 환한 봄빛이 있고, 내 가슴도 훈훈한 봄빛을 머금고 있는데, 더구나 이 늙은 가슴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따뜻한 가슴이 곁에 있는데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그림을 그렸을 때 김홍도는 노인이었다. 화폭에 떠도는 해맑은 동심이 그것을 반증한다. 노인은 젊은이보다 봄을 더 많이 생각한다. 그리고 더 소중히 여긴다. 아마 가을이 되자 봄이 더욱 그리워졌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마상청앵도>가 어느 계절에 그려졌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하지만 봄이, 영원한 봄이 그 안에 있다.
-오주석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중에서



저작권자 경북문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