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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박상수의 세설신어(145)] 준수하고 재주 있는 자들이 경륜을 치밀하게 하니(俊乂密勿준예밀물)

경북문화신문 기자 입력 2024.10.14 09:41 수정 2024.10.14 09:41

↑↑ 박상수 한학자
ⓒ 경북문화신문
《천자문》 주석에 “크게는 천 명 중에 뛰어난 준걸과 작게는 백 명 중에 뛰어난 어진 선비가 모두 조정에 모여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치밀하게 한다.[大而千人之俊 小而百人之乂 咸集于朝 經緯密勿也]”라고 하였다.

俊(준걸 준)은 뛰어난 사람을 뜻하는 亻(사람 인)과 발음을 결정한 夋(천천히 걸을 준)이 합쳐진 글자이다.

乂(어질 예)는 원래 가위처럼 물건을 베는 도구의 모양을 본떠 ‘베다’는 뜻으로 주로 쓰인다. 지금은 刈(벨 예)로 대용하여 쓰는 경우가 많다. 풀을 베는 기계인 ‘예초기(刈草機)’에 이 글자가 쓰인다.

密(빽빽할 밀)은 宀(집 면)과 必(반드시 필)과 山(메 산)이 합쳐진 글자이다. 여기서 必은 발음을 결정하였다. 집[宀]들이 산[山]처럼 빽빽한 상황을 본떴다.

勿(말 물)은 刀(칼 도)와 두 점으로 구성된 글자라는 주장도 있고, 쟁기와 쟁기에 붙은 흙덩이의 모양을 본떴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刀와 두 점으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우는 칼로 쓸데없는 부분을 잘라내는 행위에서 ‘~하지 마라’는 부정의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쟁기의 모양을 본떴다고 주장하는 경우는 勿자는 원래 ‘쟁기’의 뜻으로 쓰였지만 후대에 ‘~하지 마라’는 부정의 의미로 가차되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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