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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소정 작가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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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의 여백과 선, 번짐을 통해 자연의 본질과 내면의 결을 담아내는 작가 최소정. 그녀의 작업은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삶을 응시하는 시선에서 출발한다. 한때 펜싱 국가대표를 꿈꾸던 운동선수였던 그녀는 부상이라는 예기치 못한 멈춤 앞에서 우연히 그림을 만났고, 그 만남은 삶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비전공자로서의 불안함 속에서도 꾸준히 작업을 이어온 최 작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담고 싶은 마음’과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 사이에서 솔직하게 흔들리며 고유한 언어를 다듬고 있다. 자연을 그리되 단순한 풍경이 아닌 ‘존재하는 자연’으로, 먹의 번짐 속에 삶의 진실을 꾹꾹 눌러 담는 그녀의 작업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삶의 조각들을 진심으로 응시하고 또 그려내는 최소정 작가를 구미 청년작가 열전 여섯 번째 작가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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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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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안녕하세요. 수묵을 기반으로 자연과 내면을 표현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 작가 최소정입니다. 저는 원래 펜싱 선수로 활동하다 부상으로 진로가 막히면서 우연히 그림을 시작하게 됐어요. 비전공자로서의 시작은 불안했지만 묵묵히 작업을 이어가며 나만의 언어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작업을 하나?먹과 선을 중심으로 바다, 산, 바람 같은 자연의 본질을 담아내는 수묵 작업을 주로 해왔고, 최근에는 민화, 판화 등 다양한 매체로 그 감각을 확장하고 있어요. 수묵과 판화 모두 ‘여백’과 ‘번짐’, 그리고 ‘단 한 번의 행위가 결과를 결정 짓는 특성’이 서로 닮아 있어요. 일필휘지처럼 감각을 단숨에 새겨 넣는 작업 방식이 중요하게 작용하죠.
저는 일상 속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다가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그 감정이 흘러나오는 방식으로 작업을 합니다.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느껴지는 대로 풀어내는 데 집중하는 편이에요.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펜싱을 그만두고 처음으로 붓을 잡았을 때, 복잡한 생각들이 멈추고 그 순간에 몰입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어요. 처음엔 그냥 ‘좋아서’ 시작했는데 그리는 동안 나도 모르게 내면이 스며들고, 그것을 마주하는 경험이 점점 더 깊은 세계로 이끌었죠.
지금도 여전히 ‘담고 싶은 마음’과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 사이에서 좌절할 때가 많지만, 그 감정을 솔직히 바라보고 작업으로 표현했을 때 관람객이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 경험들이 저를 다시 붓 앞에 서게 만드는 원동력이 됩니다.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삶의 어떤 순간에도 고유한 빛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어요. 펜싱 선수로서 실패를 겪었지만 제 삶 자체가 실패는 아니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거든요.
자연을 그릴 때도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존재 그 자체’로 바라봐요. 말 없이 흐르는 물, 피고 지는 나무, 조용하지만 단단히 살아내는 자연의 모습들은 결국 우리와 닮아 있죠.
그래서 저는 “흔들려도 괜찮고, 무너져도 괜찮다.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존재에 대한 긍정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결을 지닌 고유한 존재니까요.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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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선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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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시선〉이라는 작품입니다. 같은 대상을 보더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 ‘시선’에 주목했어요. 그 시선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결이 묻어나죠. 저는 ‘사람은 살아온 대로 풍기고, 그 향기는 숨길 수 없다’는 생각을 이 작업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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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겹치는 두 눈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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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겹쳐지는 두 눈〉 시리즈예요. 2024 아트페어 청년초대전에서 선보였고, ‘눈(雪)’과 ‘눈(目)’을 연결해 자연과 내면의 시각을 동시에 표현했어요. 겨울의 고요한 풍경은 내면의 시선이자 마음의 장면이기도 하죠.
두 작품 모두 다르지만 내면을 중시하는 제 작업의 태도는 같다고 생각해요. 운동할 때 새겨졌던 집중력과 자기 성찰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작품 외 시간에는 어떤 일을 하나?조깅이나 등산을 자주 해요. 달릴 때는 생각이 정돈되고 마음의 감정들이 가라앉는 걸 느껴요. 작업이 막힐 때 뛰는 시간은 저에겐 하나의 ‘관조’의 시간이죠. 산에 오르면 모든 높고 낮음이 조화를 이루는 걸 보며 겸손해지고, 내 마음도 중심을 다시 잡게 됩니다.
그런 감정들을 짧게 글로 적기도 해요. 그림으로 표현되지 않는 것들을 언어로 남기는 일도 저에게는 작업의 연장이자 또 다른 표현이니까요. 언젠가 작업으로 되돌아올 작은 파편들이기도 하고요.
- 앞으로 구상 중인 작업은 어떤 것인가요?저만의 수묵을 더 깊이 있게 키우고 싶어요. 일상에서 감각을 쌓고, 어느 순간 감정이 찰 때 ‘단숨에’ 그릴 수 있도록 내면을 계속 열어두려 해요. 작업은 항상 몰입이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평소에 감각을 정제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 순간을 위해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감각을 쌓는다고 여기면서 지내죠. 그게 때론 조용히 바라보고, 들으며, 마음을 가만히 머물게 하는 일이기도 해요.
최근엔 판화나 입체 매체에도 관심이 커졌어요. 수묵의 감성을 평면을 넘어 확장해보려는 시도입니다.
비전공자로서 오히려 틀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구상하지만 동시에 본질은 놓치지 않으려고 늘 고민합니다. 결국 '내가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를 계속 묻고 바라보는 과정이, 지금 제 작업의 핵심이에요.
-구미시에 바라는 청년 작가 지원 정책이 있다면?무엇보다 중요한 건 작가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처음엔 불완전하고 서툴렀지만 계속 작업하며 ‘작가로 살겠다’는 태도를 지켜온 것이 지금의 기회를 만든 셈이죠.
그래서 개인의 움직임을 존중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예술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작업실 지원이나 전시 기획은 물론이고, 작품 이후의 유통·기록·네트워크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 장르를 넘나드는 청년 작가들이 서로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자율적인 교류 프로그램도 있었으면 해요. 정책이 작가들을 이끄는 게 아니라 작가들의 움직임을 따라 정책이 유연하게 도달하는 구조가 되었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정책은 찾아 나서야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에게 자연스럽게 닿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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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무이 |
ⓒ 경북문화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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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약력>• 산천한국화회 회원
• 한국미술협회 회원
• 한국미술협회 구미지부 회원
• 대한민국 낙동예술대전 추천작가
• 구미청년상상마루 레지던시 작업실 제1기 입주작가
• 여섯개의 봄 책 출간, 6인 공저
• 서울사이버대학 회화과 재학중
수상 이력
• 2020 제13회 대한민국 낙동예술대전 특선
• 2020 제17회 삼성현미술대전 평론가상
• 2021 제14회 대한민국 낙동예술대전 특선
• 2021 제48회 경상북도 미술대전 입선
• 2021 제18회 삼성현미술대전 특선
• 2022 대한민국 낙동예술대전 추천작가 선정
• 2022 제15회 대한민국 낙동예술대전 특선 & 입선
• 2022 제19회 삼성현미술대전 입선
• 2022 제49회 경상북도 미술대전 입선
• 2023 제16회 대한민국 낙동예술대전 특선 & 입선
• 2023 제20회 삼성현미술대전 특선
• 2024 제17회 대한민국 낙동예술대전 특선
• 2024 제21회 삼성현미술대전 특선
단체전
• 2013 ~ 2017 산천한국화 회원전
• 2021 중국 상하이 교류전
• 2022 제41회 한국미술협회 구미지부전 (구미코 홍보관)
• 2022 제42회 한국미술협회 구미지부 특별전 (구미코 1층 전시관, 12.09 - 25)
• 2023 제9회 영·호남 상생 교류전
• 2023 제10회 문경새재아리랑 교류전
• 2023.09.01 - 10.31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바람의 깃발 미술제
• 2024 제44회 한국미술협회 구미지부전 (구미코 홍보관, 12.2 - 9)
• 2025 구미청년작가 NEW WAVE (선산출장소, 2025.12.30)
• 2024 12.12~21 구미청년상상마루 제1기 입주작가 전시 <코스모스 증인> / 구미청년상상마루
그외
• 2024 10.26~27 도시숲페스타 <반갑숲니다> 작가와 시민참여 문화예술전시
• 2024 11.16 선산마음마켓 <어반스케치 선산>
• 2025 5.3 국립극장 야외 문화축제 <아트인 시리즈> 팝업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