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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인터뷰

˝학업중단 위기 학생들의 등대 되고 싶다˝

김선미 기자 입력 2024.06.19 13:45 수정 2024.06.25 11:19

인터뷰]김선태 구미 파로스 대안학교장

↑↑ 파로스 학교 김선태 교장
ⓒ 경북문화신문
구미시 황상동의 작은 4층 건물. 4층 계단을 올라가면 보이는 학원 같은 작은 공간. 저마다의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할 위기에 처한 학생들의 마지막 희망이 되고 싶다는 파로스 학교 김선태 교장을 만나봤다.

파로스 학교가 궁금하다
파로스는 라틴어로 ‘등대’라는 뜻으로, 어둠 속에 있는 학생들이 이곳을 통해 밖으로 나가 세상을 비추는 작은 등대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이름이다. 파로스 학교는 경북교육청에서 매년 지정을 받아 운영하는 대안학교 위탁교육기관이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퇴를 고려하는 학생들을 위탁받아 교육하고 졸업장을 발급해 주고 있다. 자해, 우울증, 정신적 약을 먹는 등 힘든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학교에서 Wee 클래스 상담, 가정체험학습에 이어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리는 곳이다. 올해로 13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8명의 고교생이 재학 중이다. 예전에는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이 많았다면 코로나 이후로는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은 편이다.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수업은 보통교과와 대안교과로 나눠 학습보다는 진로, 상담 위주로 진행된다. 특히 상담이 많이 이뤄진다. 학생들은 상담을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기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한다. 
학생들은 1년 단위로 원래 다니던 학교로 복귀를 한다. 가끔 재위탁으로 오는 학생들도 있지만 100% 졸업률을 달성하고 있다. 
↑↑ 파로스 학교 학생들이 펴낸 책 '파로스 등대 서성이며, 나와 쓰기'
ⓒ 경북문화신문
인터뷰 도중 김 교장이 손바닥만 한 책을 한 권 건넸다. '파로스 등대 서성이며, 나와 쓰기'. 지난해 학생들과 함께 만든 책이다. 익명, 닉네임 등 각자 편한 방식으로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썼는데 훗날 이 책을 보며 지금의 힘든 순간을 추억으로 기억하길 바란다.

파로스 학교는 어떻게 시작했나?
청소년 선교회 등 청소년 관련 활동을 하다가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을 보며 대안학교를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대안학교 제도를 알게 됐고, 파로스 학교를 만들게 됐다. 운영과정 중 힘들 때는 한 번씩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데 학교에 복귀한 학생들의 좋아진 모습을 보며 매년 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
작년 고3 학생 네 명이 부모와 함께 졸업만 할 수 있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왔다. 네 명 모두 대학에 진학했고 한 학생은 장학금을 받기도 하고 또 다른 학생은 중장비 국가자격증 시험을 봐서 합격하는 등 좋은 소식들이 많이 들려온다. 파로스를 통해 좋은 길로 나간 학생들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1년 단위로 복귀를 하거나 졸업을 하면 학생에 대한 모든 서류와 내용이 원적 학교로 다 이관된다. 흔적도 없이 스쳐 지나간 곳이 되더라도 이곳에서 함께한 순간들이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1년 단위로 예산을 받아 운영하다 보니 재정적인 어려움이 많다. 그래도 아이들에게 한 번도 내색한 적은 없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밉지 않은 날까지 꾸준히 파로스 학교를 꾸려가겠다. 학업 중단 위기에 처한 학생들을 돕기 위해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이들이 각자의 학교에서 무탈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그의 가장 큰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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