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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자·데스크

한나절 산책 (13)]5월 경상북도환경연수원을 찾아서

우동식 시니어 기자 입력 2026.05.19 01:27 수정 2026.05.19 01:28

↑↑ 연리목
ⓒ 경북문화신문
연리목(連理木) 앞에서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에 이어 또 하나의 특별한 날이 있다. 바로 ‘부부의 날’이다. 이날을 앞두고 기자는 경상북도환경연수원으로 한나절 산책을 나섰다. 기자가 ‘환경체험교사’로서 수업을 담당하는 곳이기도 한 이곳 연수원의 자연사전시관 앞 숲에는 연리목이 한 쌍 있다. 그래서 어른들을 대상으로 숲 해설을 할 때는 이들을 소개하곤 한다.

“5월 21일이 무슨 날이지요?” / “부부의 날!” / “왜 21일로 정했을까요?” / “둘이서 하나가 된다는 뜻으로!….” / “바로 그겁니다. 그래서 이 연리목은 부부 사랑에 비유되지요. 둘이서 하나가 된 모습을 이렇게 또렷이 보여주는 대상이 또 있을까요?”

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면 어른들은 양버들과 참나무가 인연을 맺은 연리목 부부의 신기한 모습에 더 관심을 가지곤 한다. 그런데, 연리목으로 해도 그 접목 형태는 다양하다. 이곳 연수원의 연리목은 줄기의 한 부분만 접속되어 있다. 최소한의 ‘함께’와 대부분의 ‘따로’의 관계라는 상징성을 보여주는 듯하다. 다소 도식적이긴 하지만 이 상징성을 부부의 관계로 풀어보면 어떨까? 이 물음 앞에서 찾게 되는 시(詩)가 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는 칼릴 지브란의 시이다. 그는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라고 노래했다.

이 시에 비추어 보면 ‘둘이서 하나가 되었다’ 해도 사랑에는 이상과 현실이 함께 있다 할 것이다. 그러기에 부분을 공유하되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적정 간격을 유지하면, 그 사이로 바람이 솔솔 불어와 마음이 상쾌해지고, 그 거리만큼 서로를 향한 애정이 자라난다는 것. 결국 ‘함께 또 따로’라는 것이 연리목, 사랑 나무가 살아가는 법이 아닐까. 물론 부부 사이도 그럴 것이다. 몸은 다르지만, 마음을 같이하는, 이체동심(異體同心)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할 일이다.

↑↑ 꽃아까시나무꽃
ⓒ 경북문화신문
금오산, 5월 중순의 꽃과 열매
환경연수원을 품고 있는 금오산은 많은 식물을 키우고 있다. 5월 중순이라는 시점에서 관찰할 수 있는 연수원 안과 밖의 식물을 몇 가지 알아본다.

우선 연수원 안에서는 연리목 근처에서 빨간 아까시나무꽃, 곧 꽃아까시나무가 꽃을 피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무르익은 봄의 푸르름에 대비된 채 꽃이 화려하고 풍성하여 멀리서 보면 분홍 포도송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 미선나무 열매
ⓒ 경북문화신문
본관 앞 잔디밭에는 부채 모양의, 미선나무 열매를 볼 수 있다. 지금은 녹색을 띠고 있지만 가을이 되면 고동색으로 바뀌어 간다. 이밖에 제2주차장 주변에는 병꽃나무가 붉게 꽃을 피우고, 경내 곳곳에 공조팝나무꽃과 불두화도 하얀 자태를 선보이고 있다.

↑↑ 매미꽃
ⓒ 경북문화신문
그리고 연수원 바깥 산책로 인근에서 최근 의미 있는 한국특산종 식물이 발견되었다. 본 기자는 지난 4월 21일 이곳을 산책하다가 작은 매미꽃 군락을 목격하게 되었다. 봄에 피어나 매미가 울 때, 곧 여름까지 오랜 기간 피어 있는 것이 이 풀꽃의 특징이다. 양귀비과의 희귀식물이며, 법정 보호 식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 산앵도나무꽃
ⓒ 경북문화신문
한편, 금오산 상층부에는 산앵도나무꽃이 기다리고 있다. 5월 14일 기자는 법성사(法城寺)에서 약사암으로 오르는 등산로에서 이 나무꽃들이 군락 수준으로 도열해 있음을 확인하였다. 바위전망대가 있는 700미터 고지에서부터 정상(976미터) 부근의 약사암 아래에 이르기까지 군데군데에서 나지막한 키에 작으면서도 귀엽고, 고운 초롱을 달고 있는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한 채 산을 오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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